가정통신 제2021-11

우리 아이 감정 그릇 튼튼하게 하기

A 이야기

A는 자기 물건을 동생이 갖고 노는 것을 보고 물건을 뺏어버립니다.

동생과 같이 갖고 놀도록 하자 눈물이 터져버립니다.

엄마가 달래도 보고 윽박질러보기도 하지만 울음소리는 점점 더 커질 뿐입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발을 쿵쿵 구르다가 급기야 바닥에 드러눕고 맙니다.

속상한 일로 인해 화가 나고, 짜증이 나거나 우울해지는 것은 정상적인 감정 반응입니다. 그러나 화가 난다라고 해서 툭하면 화를 내도되는 것은 아닙니다. 쉽게 짜증을 내거나 눈물을 보이고, 욱하고 화를 내는 자녀의 모습에 부모님들은 당황스럽고 걱정이 되기 마련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자녀의 감정과 분노를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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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조절문제는 어떻게 발생할까요?

우리에게는 누구나 감정을 담는 그릇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릇에 물을 담는다고 생각해보요. 그릇의 크기에 비해 너무 많은 물을 담으면 그릇의 물은 당연히 넘쳐버리겠지요. 아이들도 부모와의 갈등, 학교 적응문제, 친구와의 갈등, 자존감의 저하, 성적에 대한 부담 등 다양한 스트레스로 감정적 부담이 갑자기 커지게 되면 아이들의 감정 그릇에 담을 수 있는 감정 정도를 벗어나 짜증이나 분노가 폭발하게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릇에 물이 담기는 것을 잘 보면서 조금씩 넘치지 않게 덜어낸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물이 넘치는 일은 없겠지요. 이처럼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부담이 되는 문제에 대해 부모님이나 선생님, 친구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받게 되면 감정을 표현하고 해소하게 되므로 감정 그릇이 넘치지 않겠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면 짜증이나 분노가 폭발할 수 있습니다.

그릇의 크기나 특징에 따라 담을 수 있는 물의 양이 달라지듯, 우리 아이의 감정 그릇의 크기나 특징에 따라 쉽게 화/짜증을 낼 수도 있습니다(아래 그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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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감정을 읽어주세요. (감정 코칭하기)

만약 깜깜한 동굴 입구에 서 있다면, 한 치 앞도 안 보이고 그 동굴이 얼마나 깊은지,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아주 무섭고 겁이 날 것입니다. 그러나 동굴 속에 빛을 비추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게 되면 무서운 마음은 한결 사그라들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화가 날 때 막연히 기분 나빠. 짜증 나.라고만 생각하면 기분이 풀리지 않고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합니다. 그러나 어떤 감정들이 쌓여 화가 되었는지 우리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면 화나는 마음이 한결 잦아들게 됩니다.

1. 감정 구별하기

우선, 자녀가 느끼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세요. 우리가 말하는 감정에는 사실 아주 다양한 종류의 감정이 있습니다. (예, 슬픔, 후회, 역겨움, 미움, 원망, 자책, 질투, 억울함, 비참함, 측은함, 무안함, 민망함, 허망함, 아쉬움 등)

자녀 : 아우, 정말 짜증 나.

부모 : 왜 그렇게 짜증을 내니?” (X)

부모 : 동생이 마음대로 물건을 가져가 속상하고 짜증이 나는구나.” (O)

2. 감정 표현하기

감정에 이름을 붙인 후, 자녀 스스로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도와줍니다.

부모 : 동생이 말도 없이 네 장난감을 갖고 놀아서 기분이 나빴나 보네. 동생이 네 물건을 허락없이 가져 가서 어떤 생각이 드는 거니?

자녀 : 내 장난감 갖고 놀지 말라고 했는데, 동생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화가 나고 미웠어요. 이전에 내가 엄청 좋아하는 장난감을 동생이 갖고 놀다가 망가뜨린 적이 있잖아요. 또 그럴까 봐 걱정되는데, 엄마는 동생 편만 드는 것 같아서 속상해요.

3. 감정 인정하기

음으로, 아이의 말 속에 담긴 감정을 인정해 주어야 아이의 마음이 풀립니다. 즉, 내가 네 입장이라도 그랬겠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해라는 이해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부모 : 그래. 네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허락도 없이 동생이 가져가서 무척 화가 났겠구나. 또 망가질까 봐 걱정도 되고. 엄마(아빠)가 네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고. 전에도 그런 적이 있으니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지.

4. 행동 조절하기

때에 따라서는 부모님께서 대안적 행동을 제시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욕설, 폭력 등의 문제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제한을 해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 : 다음엔 동생에게 내가 아끼는 장난감이니 조심해서 갖고 놀아라고 이야기해보는 게 어떨까? 둘 다 갖고 놀고 싶을 때는 시간을 정해서 번갈아 가면서 갖고 노는 것으로 하자. 하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이번처럼 욕하거나 물건을 던져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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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스스로 화를 조절하게 도와주세요.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상 대화를 나눌 때, 자녀와 함께 화를 조절하는 방법들을 찾아보고 연습해보세요.

▸‘잠깐하고 멈춘다.

길게 심호흡한다.

▸‘참자, 진정하자, 괜찮아라고 혼잣말을 한다.

거꾸로 셈을 하거나 구구단을 외운다.

즐거운 상상을 한다.

음악 듣기, 목욕하기, 스트레칭 등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본다.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한다.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은 성취 경험이 되며, 한 번 성공하면 점점 더 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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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분노발작이 길어질 때 돕는 방법

자녀가 분노 폭발을 멈추지 못하고 길어진다면 이렇게 해 보세요.

자녀의 손목을 잡고 적당한 의자에 앉힌 후 화가 가라앉아 차분해질 때까지 기다려 줍니다.

소리를 지르지 말고 차분하게네가 지금 소리 지르는 것을 스스로 멈추고 다시 차분해지면 좋겠구나. 그때까지만 엄마(아빠)는 너의 팔을 잡고 있을 거야.라고 말한 뒤 비난하지 않는 태도로 지긋이 자녀를 쳐다보며 기다려 줍니다.

자녀가 분노발작을 멈추면 바로 안아주고 방금 너 스스로 멈추었구나. 정말 잘했어. 다음번에는 더 쉽게 멈출 수 있을 거야라고 격려해 줍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분노를 가라앉히고 차분해지는 것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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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주의집중력이 낮고 충동적인 성향이 있거나, 불안, 우울 등의 정서적인 문제, 혹은 사고의 융통성이 낮은 문제 등이 있으면 감정적 부담을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 약해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크고, 감정조절이 어렵게 되어 감정 폭발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외모가 저마다 다른 것처럼 감정 그릇의 특징도 다릅니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정도의 분노 폭발이 빈번하면 우리 아이의 감정 그릇을 이해하고 더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을 줄 정신건강 전문가를 찾아보세요.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모두 소중합니다.

자녀가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세요.

2021년 10월

○ ○ ○ ○ 학 교 장

본 뉴스레터는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의뢰하여 제작한 자녀 사랑하기” 11호입니다. 본 뉴스레터와 관련한 문의사항은 아래의 전화 혹은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

02-6959-4640 (평일 09:00~17:00) mesmhrc@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