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교사용 뉴스레터

슬기로운 행동지도

교사가 학교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학생들의 문제행동으로는 거짓말, 욕, 뒷담화, 심한 장난, 뛰면 안 될 곳에서 뛰기, 복장불량, 지시불이행, 반항적 태도, 지각, 수업태도불량, 분노폭발, 남 탓, 스마트폰 과다사용, 말싸움, 몸싸움, 따돌림, 괴롭힘 등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문제행동에 대해 지금까지 흔히 써온 대처방법으로는 소리 지르기, 지시 반복하기, 경고하기, 설명하기, 벌점 주기, 반성일지 쓰게 하기, 하교 후 남아서 교사와 상담하게 하기, 위클래스 상담 의뢰하기, 가정지도 하도록 부모에게 협조요청하기 등이 있겠습니다. 이런 방식들은 분명 어느 정도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효과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기존의 방법으로 효과가 없을 경우, 시도해 볼 수 있는 행동지도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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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 하기(지시는 딱 한번만!)

한번 지시해서 학생이 따르지 않으면, 지시를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1-2번 말하면 듣지 않던 학생에게 5-6번 말하니 그래도 따르더라는 겁니다. 이처럼 지시반복하기어느 정도 실질적인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행동치료 기법 중 부적강화 현상을 이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번 지시해서는 따르지 않을 때

여러 번 지시하면 그나마 따를 때

교사가 말로 하는 방법 외에 딱히 다른 방법을 쓰기 어려울 때

공격적인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려 할 때

하지만 학생이 이 행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판단할 때, 흔히 사용합니다.

하지만

잠이 안와서 술을 마시면 오늘 당장 잠에 들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면증이 심해지듯이, 지시반복하기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그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생이 지시에 따를 때까지 지시 반복하기를 교사가 쓰듯이, 학생은 똑같은 방식으로 교사가 포기할 때까지 반항하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칫 지시가 반복되면서 교사와 학생 모두 감정이 고조되다가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지시를 반복하다 교사가 포기하면, 이후 그 학생의 문제행동이 급속도로 심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급할 때는 지시반복하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너무 남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시는 딱 한번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딱 한번 지시로는 절대 따르지 않는다면 말로 하는 지시대신에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행동과 조치가 들어가야 합니다. 지시에 따르지 않아서 내리는 행동과 조치라고 하면 때리기’, 체벌’, ‘뺏기’, ‘소리 지르기’, ‘화내기등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행동은 일종의 행동과 조치라고 볼 수는 있겠으나, 교사와 학생 간에 악순환을 초래하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대신, 지시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합니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미 한 번 지시했기 때문에 지시를 반복하면 서로 감정이 고조될 수 있습니다.

지시를 해야 한다면 제스처로 지시합니다.

예) 교실 앞으로 나와야 한다면, 팔로 교실 앞을 가리키면 됩니다.

지시한 행동에 따를 때까지 이 자세와 상태를 유지합니다.

학생이 지시에 따르지 않고 중단해야 할 문제행동을 계속 한다면 그 문제행동을 살짝 방해하거나 지시에 따르도록 유도합니다.

예) 스마트폰을 놓고 앞으로 나오라는데 계속 스마트폰을 보려 한다면, 교사의 손으로 스마트폰을 살짝 가리기(절대 스마트폰을 뺏거나 몸싸움을 하지 않습니다)

교사는 학생을 지긋이 바라보지만 화나거나 흥분한 표정 보다는 담담하거나 단호한 표정이 효과적입니다. 학생이 분노로 이글거리는 표정으로 교사를 바라볼 수도 있으며, 이 순간이 짧지만 매우 길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잠시 둘 사이에 적막이 흐르며 학생 입장에서는 굉장한 압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역시 여기서도 학생이 지시에 따를 때까지 이 태도를 유지하는 전략을 사용하지만 기존의 지시반복하기보다는 부작용이 훨씬 적은 편입니다.

이 방법은 교사가 지시하면 반드시 하게 한다는 느낌을 학생에게 주려는 것이며, 교사의 지시가 곧 현실이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폭력적이지는 않지만 상당히 강압적인 방법이며, 학생의 자제력 향상을 위해, 다수의 안전과 학습권을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하게 하기를 사용하기 전에 문제행동이 반드시 교정될 필요가 있는 중요한 문제인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2

혹시 문제행동을 강화하는 요소가 없는지 찾아보기

잘 하면 보상하고 잘못하면 제재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이라고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즉, 잘못된 행동에 보상을 줄 때, 그 문제행동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특정 문제행동이 반복된다면, 거의 반드시 그 행동을 지속시키고 강화하는 요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업진행을 방해하는 얘기를 계속 하는 학생의 경우, 교사는 혼내고 벌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그 얘기에 웃어준다면 교사의 제재보다 학생들의 웃음이 이 학생에게 훨씬 큰 보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학생들에게 진지하게 이 문제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거나 학생들의 웃음을 차단할 방법을 고안해 봄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이 떼를 쓰니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나중에 결국 들어주는 일이 있다면, 이 또한 문제행동에 보상을 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런 부분이 있다면 깨닫고 점차 줄이는 것이 학생의 문제행동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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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할 때 보상하기

학생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그동안 교사가 해온 모든 대처행동은 행동치료적으로 제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재란 학생이 싫어할만한 결과, 즉 손해를 학생에게 줌으로써 다음번 문제행동의 빈도를 줄이려는 행위입니다. 교사 입장에서 이 순간에 혼내고 제재하는 것만 떠오르고 다른 방법은 떠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의 잘못된 행동에 교사가 제재를 하면 학생은 감정적으로 화가 나서 잘못된 행동을 다시 하게 되고, 교사는 또 다시 제재하는 등 이러한 제재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혹시 학생과 교사가 이런 악순환에 빠진 것으로 판단된다면, 학생이 잘할 때 보상하기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학생과의 악순환 때문에 교사도 감정적으로 상처받고 분노한 상태이거나, 평소 높은 기준으로 학생에게서 최고의 성과가 나오도록 지도해왔다면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에게 칭찬할만한 잘한 일이 없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잘할 때 보상하기를 사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특정 교사에게만 문제행동이 심하게 나타나는 학생이고 이로 인해 교사도 고통받아왔기 때문에 이 상황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잘할 때 보상하기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2021년 7월

본 뉴스레터는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의뢰하여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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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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